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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황 및 이슈

[10월24일] 영국 사태와 비교하여 우리나라 채권안정 대책을 살펴보자

by 투자 직딩 2022. 10. 24.

이 글을 읽기 전에 제가 지난 10월 4일에 적었던 다음을 먼저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0월4일] 영국 국채 이슈를 살펴보자

그 당시 결론이 "정치가 어떻게 경제를 망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그 후 영국은 재무장관이 경질되어 모든 채권 발행 계획을 철회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정책을 주장했던 신임 총리는 불과 45일 만에 사임하면서 일단락이 되었습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가 20일(현지 시각) 관저에서 자신의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출처 : AP 연합뉴스

그래도 영국은... 우리나라보다 정치적으로 훨씬 선진국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면 바로 책임을 지며 물러나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하튼 저는 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므로 이 정도로 영국 국책 사태는 정리하기로 하고요...

그런데 영국에서 일어났던 정치가 경제를 망치는 바로 그 사례가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난 것입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나라 경제는 커다란 위기에 직면했었는데요... 오늘은 이 문제를 좀 다뤄보고자 합니다.

이 문제를 이해하기 전에 우리는 지난 97년에 있었던 IMF 사태를 한번 되새겨 보시죠.

우리나라가 외국으로부터 진 빚이 약 1500억 달러(약 210조 원) 정도였는데, 우리가 가지고 있는 외화는 고작 40억 달러(약  6조 원) 밖에 없었던 것이죠.

결국 우리는 돌아올 빚을 못갚는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에 자금 지원 210억 달러(약 30조 원)를 받은 것입니다. 

당시 IMF 사태는 우리나라 경제에 엄청난 충격과 강제적인 변화를 만들었습니다. 30대 대기업 중 무려 16곳이 파산하였고, 은행도 줄줄이 도산하였습니다. 10가구 중 4가구는 실직이나 부도를 겪어야 했으며, 양복을 입고 산으로 출근하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례가 이어졌습니다

출처 : 중기이코노미

그렇습니다. 개인이 파산하는 것이야 사회 공동체가 조금씩 돌봐주면서 재기할 수 있겠지만, 국가가 파산한다는 것은 곧 전쟁과 같은 세계시장에 좋은 먹잇감으로 내던져진다는 것이며, 뼈만 남아 먹을 게 없을 때까지 물어 뜯겨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제가 과장되게 이야기하는 것 같지만, 이것이 냉혹한 현실입니다.

이렇게 채권 시장에서 '신뢰도'는 절대적인 것이며, 이것이 무너지는 순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빠른 속도로 내몰리면서 통제할 수 없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다시 한번 상기하고 깨달아야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강원도가... 사고를 치고 맙니다. 강원도가 추진하는 레고랜드 사업에 바로 해서는 안 되는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고 만 것입니다!!

레고랜드 사업자인 중도개발공사가 총 2050억 원 대출 중에 이번 9월에 412억 원을 못 갚겠다고 보고했는데.. 이 채무를 보증했던 강원도가 이걸 못 갚아 주겠다고 해 버린 것입니다!!! 

뭐? 겨우 412억 원을 못 갚겠다고? 아니, 한국이 그 정도로 망가진 거야?? 와~ 돈 빼~~~ 더 안 좋아지기 전에 돈 빼~~

네, 후려쳐서 정리하면 이렇게 된 것입니다.

출처 : 인베스팅.com

통상 정책금리가 반영되는 만기 2년짜리 국채 수익률을 보면 레고랜드 사태 전에도 '나 올라갈 거야~'하는 느낌으로 꿈틀대고 있었는데 9월 20일 중도개발공사가 자체 상환 불가능하다는 보고가 있고, 강원도에서 채무를 불이행한다는 발표가 나오기까지 불과 일주일 만에 3.8%에서 4.5%까지 수직 상승을 합니다.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면 좋은 거 아닌가요? 제가 앞서 IMF 때를 상기하자고 말씀드렸지만, 채권 수익률이 올라가는 이유가 바로 '국가의 신뢰가 무너진 것' 때문이 문제입니다.

그 이후 한국도로공사, 한국전력공사, 인천교통공사, 국가철도공단, 인천교통공사, 부산교통공사 등이 채권 발행에 실패하면서, '와 저런 회사들도 채권을 발행하는데 실패하는데... 나는??"이라는 불안감이 압도하는 것이죠.

결국 회사는 더 많은 비용 즉 이자를 주고서라도 더 나빠지기 전에 채권을 발행하고 싶어 지면서 수요는 계속 늘게 되고, 채권 투자자들은 '한국을 못 믿겠는데... 내 돈을 맡겨도 될지 모르겠어~" 하면서 더욱 투자를 늦추면서  공급은 줄어들게 되는 악순환이 커지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한마디로 채권 시장이 패닉에 빠지게 되면서 자금력이 부족한 회사와 증권사, 투자 은행의 부도설이 나오면서 극단적인 위기 사태를 맞이할 뻔했던 것이죠.

결국 강원도는 21일 레고랜드의 채무를 모두 이행하겠다고 발표하고, 23일 일요일에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 '한국은행 총재' + '금융감독원장' + 대통령실 경제수석... 한마디로 경제정책의 올스타들이 모여서 50조 원 플러스알파? 규모로 채권시장에 돈을 풀겠다(채권 매입)는 결정을 내리고 발표를 합니다.

영국이 채권 시장 붕괴를 막기 위해 영란은행이 채권을 대량 매입하겠다는 발표로 불을 끈 것과 같다고 할 수 있죠.

여기까지 우리나라 채권 시장이 무너질 뻔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IMF를 상기할 정도로 큰 건이었던 건가요??

앞서 채권 발행에 실패한 기업들을 보시죠. 도로공사, 한전, 철도공단... 와우~ 이런 회사가 망할 것 같으세요??

이런 회사 부도났다고 국가에서 고속도로 막고, 전기 끊고, 철도를 세우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국가가 보증하는 회사들의 채권 발행이 실패한 것입니다. 그럼 어떤 회사가 이보다 안전할까요?

그리고 어제죠. 모두가 쉬는 일요일 모인 분들을 보면... 이건 전시와 같은 비상사태에 NFC를 소집한 것 같은 느낌입니다.

한마디로 "이러다~ 다 죽어~~~"를 외친 거죠. 그만큼 핵폭탄급 위기가 스쳐 지나간 것입니다.

출처 : 파이낸셜뉴스

채권시장은 개인들이 잘 몰라서 그렇지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는 커다란 기둥과 같은 역할을 하는 시장입니다.

그 기둥이 기울어지고 쓰러지면서 집이 무너질 뻔한 사태가 일어난 것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쓴 이유이기도 하지만 이 모든 사태의 원인 제공을 한 강원도의 행태를 우리는 비판해야 합니다.

강원도는 뭡니까. 채무 불이행 선언을 하고 불과 한 달도 안 돼서 채무를 다 갚겠다고 하고 말았습니다.

출처 : 굿모닝충청

정말 기가 막혀서 말이 안 나오는 일입니다. 그리고 불과 400억 원 정도의 채무를 신용 있게 잘 이행하면 될 일을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로서 어떻게 그렇게 무책임하게 이행하지 않을 수 있습니까?

많아야 2000억이면 막을 수 있는 일을 국가 신용도와 자금 시장의 신뢰도를 무너뜨리면서 이제 50조로도 못 막는 일이 돼 버린 것 아닙니까? 강원도 2000억 원은 아깝고 국가의 신뢰도와 50조 원은 안 아까운 건가요?

출처 : 위키백과

무슨 생각으로 이런 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는지 전혀 알 수 없지만, 이런 잘못된 정치로 경제를 나락에 빠뜨리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영국에 이어 바로 우리나라에서도 일어난 것입니다.

전 강원도지사를 만난 적도 없고 전혀 알지도 못합니다. 과거 탄핵 시 굉장히 이상한 발언들을 많이 했던 분 정도로 기억할 뿐입니다. 하지만 이번 일로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영국의 총리는 채권 시장 붕괴 사태에 책임을 지고 불과 45일 만에 자리에서 사임을 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 정치도 이런 선진국을 따라갈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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