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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황 및 이슈

[11월14일] FTX 사태와 코인투자를 살펴보자

by 투자 직딩 2022. 11. 15.

요즘 코인 거래소의 부실화로 인한 뱅크런 사태로 현물 주식시장까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코인 거래소 FTX 사태코인 투자에 대한 인사이트를 어떻게 가져야 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여러분, 암호화폐(가상화폐, 코인)가 무엇인지부터 살펴보아야겠죠?

우리가 사용하는 지폐, 동전은 실물 화폐이고 이것이 사이버 가상공간에 암호화되어 있으면 암호화폐가 됩니다.

사이버 공간? 사이비 공간하고 점하나 차이네요? ^^

네, 사실 사이버 공간(암호 화폐)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바로 사이비 공간이 돼 버립니.

예를 한번 들어보죠.

내가 오만 원짜리 지폐를 받고 오만 원에 해당하는 가치의 재화를 팔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네, 바로 내가 받은 오만 원짜리 지폐로, 다시 오만 원어치에 해당하는 재화를 언제든 살 수 있다는 신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일 이 오만 원이라는 지폐 가치에 대한 신뢰를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절대 이 종이 쪼가리를 받고 내 재화를 팔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물물교환을 하던 원시시대로 돌아가야 하는 대 혼란에 빠지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국가가 개입하여 이 지폐의 가치를 지켜드리겠다는 보증을 해 주는 것입니다. 좀 더 분명히 말하면, 국가만이 이 지폐를 발행함으로써 그 화폐 가치를 안정적으로 보존해 주게 됩니다. (정확히는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암호화폐는 온라인(네트워크)상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누구나 발행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암호화폐가 발행되는 '블록체인 프로그램 코드'를 개발하면 코인 발행 자체는 문제가 없다는 것입니다.

와우~ 위조지폐가 아닌 누구나 화폐를 발행할 수 있다니!! 개꿀인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아니겠죠?

문제는 이 암호화폐를 법정화폐와 교환하는 거래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제약? 단속? 조건?을 거쳐야 합니다.

그럼 예를 들어 내가 "바보 코인"을 발행하는 블록체인 프로그램 코드를 개발하여 암호화폐를 발행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그럼 이 "바보 코인"을 법정화폐(현금)로 바꿔야 이른바 돈을 버는 것이잖아요? 그래서 내가 "원금을 보장합니다~!"라고 약속을 하면서 내가 만든 "바보 1코인"을 "현금 1원"과 교환(판매)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난 불법행위를 한 것이며 쇠고랑 차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이 "바보 코인"으로 "매달 30%씩 이자를 드리겠습니다!"라는 식으로 약속을 하면서 현금과 교환(판매)해서도 쇠고랑을 차게 됩니다. 만일 이런 식으로 현금과 교환을 하고자 한다면 자본시장법상의 엄격한 절차를 거쳐서 적법성을 확보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내가 가방 가게를 하는데 우리 가게에서는 가방 하나를 "바보 코인 1만 개에 팝니다!"라고 내걸고 바보 코인을 받고 재화를 파는 행위는 문제가 안됩니다. 다시 말해 내가 발행한 코인 간 거래는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자세히 들어가면 증여세, 소득세 문제 등 골치 아픈 문제가 있지만 여하튼 형사 처벌을 받지는 않습니다.

결국 내가 발행한 "바보 코인"의 생명력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신뢰하느냐? 에 의해 결정되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만든 "바보 코인"을 믿고 거래에 기꺼이 임한다면 그 자체로 화폐 가치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자, 그럼 여기까지 암호화폐에 대한 기본적인 전재를 깔고 FTX 사태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FTX 사태를 후려쳐서 이야기하면 FTX가 발행한 FTT라는 암호 화폐의 가치가 일순간에 90% 이상 급락하면서 결국 FTX가 파산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자, 그럼 왜 FTT는 왜 일순간에 하락했을까요? 네, 앞서 말씀드린 대로 신뢰가 무너졌기 때문입니다.

FTX를 만든 뱅크먼-프리드, 게임광으로 유명하다. 오른쪽은 거의 매일 회사에서 잠을 자는 뱅크먼 모습. 출처 : BBC

FTX는 "암호화폐의 왕"이라는 별명을 가진 '샘 뱅크먼'의 창업자 신뢰도를 바탕으로,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블랙록, 소프트뱅크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음으로 더욱 신뢰를 얻게 되었고, 최근 1년간 변동성은 좀 있었지만 대략 1코인당 40달러에서 22달러 사이에서 거래가 되고 있었습니다. 가상 화폐 발행량은 급락 직전 기준 약 72억 달러(약 10조 원) 규모였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코인데스크라는 미디어에서 "알라메다 리서치의 자산이 대부분 FTT이다"라는 폭로성 기사를 터뜨리면서 엄청난 속도로 FTT 가격은 폭락하였고, FTX 거래소는 FTT 코인을 파는 매도세를 견디지 못하고 지급 중단 조치를 하고 맙니다.

알라메다 리서치가 투자한 회사들의 포트폴리오 / 출처 : 코박(cobak.co.kr)

갑자기 "알라메다 리서치?"는 왜 나오는 걸까요? 너무 자세하게 들어가면 머리만 아프니까 그냥 FTX의 계열사로 암호화폐 관련해서 다양한 코인 또는 거래소 등에 투자를 해서 돈을 불리는 투자회사 정도로 이해하면 됩니다.

그런데 이 알라메다가 가지고 있는 자산 대부분이 FTT라는 게 왜 문제인 걸까요?  이것도 자세히 들어가면 머리 아프니까, 후려쳐서 이야기하면 FTX와 알라메다가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을 했을 것이라는 의심이 팍팍 들기 때문입니다.

무슨 소리냐... 이게 중요한데요. 원래 FTT라는 것이 FTX에서 발행하는 코인이고, 알라메다가 이 FTT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은? FTX에게 돈을 주고 FTT를 샀다는 것이겠죠? 그럼 알라메다가 FTT를 얼마나 가지고 있었느냐. 무려... FTT 총발행량의 80%가 넘는 양을 가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결국 FTX는 알라메다의 돈으로 FTT 가격을 조작(방어?)하면서 유지했고, 알라메다는 FTX에서 산 FTT를 가지고 대출을 받아서, 또는 다른 코인에 레버리지로 재투자하면서 다시 그 코인을 판 돈으로 FTT를 다시 사주는 식으로 내부 거래를 하지 않았겠느냐는 의심이 몹시 드는 것이죠.

여기에 코인 거래소 세계 1위인 바이낸스 대표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FTT를 모두 매각할 것이라고 발표하면서, 현재 거래되는 FTT에 대한 가치가 거품일 수 있다는 생각에 FTT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폭발했고, 엄청난 매도세가 터지면서 불과 2일 만에 FTT 가격은 25달러에서 4달러로 폭락하게 되었습니다.

출처 : 뉴시스

너무 후려쳐서 이야기를 하다 보니 건너뛴 이야기가 좀 많지만 결국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암호화폐는 그 화폐에 대한 광범위한 신뢰를 얻어야만 그 가치가 보장된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법정 화폐와 같이 사람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중앙은행 같은 기관이 없는 암호화폐는 사람들의 신뢰를 얻기도 힘들고, 작은 충격과 의심만으로도 순식간에 그 가치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놀랍게 성장했고, 상당히 많은 곳에서 비트코인으로 재화를 구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 비트코인의 화폐로서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좀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가장 신뢰성이 높은 비트코인조차 취약점이 밝혀진다면, 아니 의심되는 순간에 그 가치는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그럼 여기서 '코인 투자'에 대한 제 인사이트를 다음 2가지로 정리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1. 현재는 암호화폐는 '투자'가 아닌 '투기'에 가깝다.

우리는 투자와 투기의 차이를 분명히 구분할 수 있어야겠습니다.

이에 대해 투자 분야의 거장으로 존중받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투자는 철저한 분석을 토대로 원금을 지키며 적정 수익을 보려는 행위이고, " 
An investment operation is one which, upon through analysis, promises safety of principal and an adequate return.

"이 모든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기적인 행위다."

Operations not meeting these requirements are speculative.

자 그럼 여기서 투자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가요?

네, 철저한 분석이 가능해야 합니다. 이 분석은 무엇을 통해 가능한가요? 네 맞습니다! 투명한 정보를 누구나 공개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을 때에야만 정보의 비대칭이 해소되면서 분석에 입각한 투자가 가능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FTX 사태에서 알 수 있듯이 현재 코인판의 모든 정보는 매우 소수의 사람들에 의해 독점되어 있으며, 투명하지도 공개적이지도 않기 때문에정보의 비대칭성에 의해 그 소수의 사람들만 돈을 벌고 빠지면서 다수의 투자자들은 파산에 이르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습니다. 결국 현재의 코인 투자 생태계는 철저한 분석도, 적정 수익을 예측하면서 원금을 지킬 수 있는 행위도 불가능한 투기(도박적 행위)에 가깝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2. FTX사태가 이번으로 끝이 아니다.

이번 FTX 사태는 FTX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다른 코인 거래소 역시 FTX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불신이 너무 커졌기 때문입니다. FTX는 FTT를 담보로 일으킨 부채가 무려 66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고, 절대 손을 대서는 안 되는 고객 예치금(즉 고객 돈)까지 빼내서 FTT를 구매했다는 충격적인 사실까지 밝혀졌습니다.

코인 거래를 위해 FTX에 예치금을 넣어둔 수많은 개인들은 몽땅 돈을 날리게 생긴 것입니다.  래리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금융상 오류가 아니라 사기 냄새가 난다. 거대한 (코인) 재산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아무도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폭발했다"라고 말할 정도입니다. 코인계의 왕이라고 칭송받았던 "샘 뱅크먼"과 굴지의 투자회사들은 대체 무엇을 하고 있던 것일가요. 만일 그들 또한 이러한 짓거리를 알고 방치하고 있었다면 그것도 큰 문제이지만 그들조차 이에 가담한 것이라면 이것은 코인 생태계에 불신이라는 아주 깊고 아픈 낙인을 새기고 말 것입니다.

후오비, 크립토닷컴, 게이트아이오 등 다른 코인 거래소 역시 서로 부족한 자금을 돌려 막고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코인 거래소들은 상세 공시의 의무가 없고, 거래소의 지갑 주소 등 세부 내역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가 앞으로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누구도 할 수 없는 지경인 것입니다.

 

출처 : 이데일리

결론적으로 저는 '코인 투자'를 하고 있지 않습니다. 물론 '코인 투자'에 반대하지는 않습니다.

저도 암호 화폐가 언젠가는 현재의 법정 화폐의 지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만, 지금은 좀 더 제도적 보완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것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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