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2023년 세계경제는 최소한 침체에 빠지고, 위기에 내몰릴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그 근거 중에 하나로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을 많이 언급하는데요.
먼저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무엇인지부터 간단히 정리해 보죠.
금리는 금융시장에서 돈에 대한 수요과 공급에 의해 결정됩니다. 빌리려는 수요가 많아지면 금리가 상승하고, 빌려주려는 공급이 많아지면 금리가 하락하는 것이죠.
그런데 이렇게 완전히 금융시장에 금리를 맡길 경우 불안정한 금리로 인해 많은 부작용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국가가 나서서 중앙은행을 통해 기준 금리를 결정하면서 시장에 개입합니다. 즉 시중은행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에 맞춰 단기 금리를 조정하게 됩니다. (여기서 단기 금리는 보통 3개월에서 2년 이내를 말합니다.)
장기금리는 단기금리에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비용을 더해서 결정합니다. 유동성 리스크는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돈을 빌려주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돈을 빌려간 사람이 망할 확률도 올라가고, 자금이 묶여있는 동안 내가 돈이 필요해질 수도 있는 것 등이죠. 따라서 일반적으로 장기금리가 당연히 단기금리보다 높아야 정상입니다.
여기서 장기 국채는 매우 긴 기간(10년 이상) 돈이 묶이는 것이기 때문에 당장의 기준 금리보다는 미래의 경제 상황에 대한 예측(기대)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예를 들어 경제위기가 예상되면 안전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장기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늘어납니다. 국가가 보증하는 안정적인 채권 이자를 확보하면서, 망할 위험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수요가 늘어난 만큼 장기 채권 가격이 오르고 그만큼 채권 금리가 떨어짐. (채권 가격과 금리 관계 관련 글)
반대로 경제 호황이 예상된다면 장기 국채 이자보다 높은 수익률이 기대되는 주식이나 부동산과 같은 위험 자산에 투자하려는 심리가 강해지면서 장기국채를 사려는 수요가 줄어듭니다. 그럼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그만큼 채권 금리는 올라가게 되는 것이죠.
반면 단기국채 금리는 어차피 짧은 기간이기 때문에 경기 전망보다는 중앙은행의 기준금리와 동행합니다.
최근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광속으로 금리를 끌어올린 미국 연준에 의해 단기 국채 금리가 함께 광속으로 오른 것이 좋은 예죠.
그런데 이 단기 국채 금리는 오르는데, 이로 인해 경제 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될수록 장기 채권 수요가 늘면서 장기 채권 가격이 오르게 되고, 역으로 장기 채권 금리는 떨어지게 되죠.
이렇게 단기 국채 금리와 장기 국채 금리가 반대로 움직이게 되다 보니 어느 순간 금리가 역전되는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이 발생되는 것이죠. 돈을 빌려주고 싶은 사람이 짧게 빌려줄 때보다 금리를 더 낮게 받아도 되니까 오래 빌려주겠다고 나서는 것이죠. 물론 이것은 절대 망하지 않을 국가에게 빌려주니까 가능한 일이긴 하지만요.
하여튼 그만큼 앞으로 경제가 매우매우 안 좋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팍팍 온다는 것이죠. 위험자산을 빨리 청산하고 안전자산으로 갈아타야 거대한 태풍이 몰아쳐도 내 자산을 지킬 수 있을 테니까요.
게다가 이러한 경제위기가 실제 벌어지면 중앙은행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올렸던 금리를 다시 낮추게 됩니다. 그럼 높은 금리에 사놨던 장기국채는 상대적으로 더욱 몸값이 치솟고, 이로 인해 채권 이자와 별개로 금리 하락에 의한 채권 가격 상승에 따른 매매 차익도 발생하니 이것이야 말로 1석 2조이기 때문에 더더욱 지금이라도 장기 국채를 사려고 줄을 서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단기 국채 금리의 역전 현상이 왜 경제위기의 징조가 되는 것일까요?
여기서 우리는 금리와 환율의 관계에 대해서 정리를 해야 합니다.
환율은 외환시장에 결정되며 이 역시 수요와 공급의 원리가 적용됩니다. 우리나라가 미국에 공장을 세우려고 한다면 달러가 필요하죠. 그럼 달러 수요가 늘어나고 이렇게 되면 원화 대비 달러 환율(원/달러 환율)은 상승합니다. 미국이 우리나라 반도체를 달러로 사면(수출이 증가하면) 반도체 회사는 그 달러를 원화로 바꿔야 월급도 주고 공장도 돌리고 세금도 내니까 원화로 바꾸게 되고 원화 수요가 늘면서 원/달러 환율은 하락합니다.
지금 원/달러 환율의 변화 원인을 간단히 말하면 미국이 광속으로 달러 금리를 올리면서 세계에 돈 많은 사람들은 달러를 사서 수익을 벌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 부자들도 원화를 달러로 바꿔서 미국에 투자하고 싶어 지고, 결국 달러 수요가 폭증하면서 달러 가치가 크게 상승하면서 환율이 급등하게 되는 것이죠.
이와 별개로 무역수지 적자라든지 우리나라가 미국만큼 금리를 많이 올리지 못하는 등의 문제들도 있지만 결정적인 것은 미국의 미친듯한 금리 인상 때문입니다.
미국 달러지수라고 들어봤을 것입니다. 매우 안정적인 통화로 인정받는 6개 통화 (유로 존 유로, 일본 엔, 영국 파운드, 캐나다 달러, 스위스 프랑, 스웨덴 크로나)에 대한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지수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보다 통화 가치가 더 떨어진 유로, 영국, 스웨덴을 보면 유럽이 망한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에너지 수입 가격이 어마어마하게 상승했기 때문에, 치솟은 가격으로 에너지 수입을 하기 위해 더 많은 달러가 필요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렇게 자국의 통화가치가 떨어지면 그 국가의 물가가 올라간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저렇게 금리를 미친 듯이 올리는 이유도 달러 가치를 높여서 물가를 잡겠다는 것이죠? 거꾸로 달러와 연동되어 있는 다른 국가는 빚도 많고 달러도 부족해서 미국만큼 금리를 쳐 올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통화가치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환율도 오르고 물가도 오르게 됩니다. 그래서 미국이 자국의 인플레이션을 타국으로 떠 넘기고 있다고 욕을 먹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수십 년간 제로 금리를 유지했던 유럽마저 금리를 올렸습니다.
물론 일본처럼 제로금리(-0.1%)로 버티는 국가도 있습니다만, 일본은 지금 인플레이션이 문제가 아니라 긴 디플레이션을 탈출하는 것이 더 큰 문제이기 때문에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는 만큼 일본 은행이 메꿔주면서 환율에도 개입하고, 통화 가치 하락으로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은 오히려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다른 나라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결국 이렇게 경제 성장 없이 인플레이션과 고금리에 고환율이 장기적으로 지속되면 경제는 큰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경기가 호황도 아닌데 전쟁이나 환율 압박, 금융 위기 등 다른 원인으로 물가가 갑자기 오르면 사람들은 멘붕에 빠집니다. 들어오는 돈은 같은데 물가는 오르니 삶이 당연히 빠듯해지고, 불안해집니다. 소비가 줄고 당연히 투자나 저축도 줄어듭니다.
정부는 물가 잡겠다고 더 길게 고금리를 유지하게 되고, 그럼 결국 기업은 소비가 더 줄어서 매출이 줄고, 이익이 줄고, 투자받을 곳은 없고, 돈 빌리기도 어렵고, 빌린 돈에 대한 이자부담은 증가합니다. 3중고, 4중고를 겪어야 하기 때문에 결국 못 버티는 약한 기업부터 쓰러집니다.
그럼 실업이 증가하고, 소비는 더욱더 줄고... 악순환인 것이죠. 한번 경제 위기에 빠지면 어마어마한 고통을 겪은 후에야 겨우 탈출하게 됩니다.
이러한 현상을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합니다. 스태그네이션(불황)과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결합한 말로 불황 속에서 물가는 오르는 경제 위기를 말합니다.
바로 우리가 2023년에 직면하게 되는 경제 위기는 바로 이 스테그플레이션인 것입니다. 1970년대 2차례 일어난 오일쇼크(석유 파동)로 세계 경제는 스테그플레이션에 빠지면서 당시 우리나라는 물가 상승률이 28.7%까지 치솟지만, 경제 성장률은 -1.6%를 기록했던 상황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 우리나라는 성장률 2.7%에 물가상승률 4.5%로 스태그플레이션의 경고를 강하게 보내고 있습니다.
2023년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이러한 고물가 저성장의 경제 위기가 커지는 시점에서 우리는 어떠한 스탠스를 취해야 할까요?
당연히 경제 위기와 고금리에 취약한 자산인 주식, 부동산을 팔고, 안전자산인 예금이나 장기 국채 비중을 늘려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야 합니다.
물가는 언젠가 잡히게 될 것이고, 그럼 고금리도 다시 하락으로 피벗하고 될 것이고, 경제 위기는 고통스럽겠지만 결국 극복할 것입니다!!
언제나 그랬습니다! 내일 지구가 멸망할 것처럼 난리가 났지만 모두 극복해 내고 새로운 경제성장을 이루어냈습니다. 어찌 보면 위기와 성장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다른 비유지만 불행이 없다면 행복도 없는 것과 같은 원리죠...
결국 이러한 경제 위기가 오히려 위험자산을 더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되어 왔습니다!
우리가 하려고 하는 월 50만원의 미국 기술주 매수는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그러고 나서 만일 여유자금이 더 있다면 그 돈은 장기 국고채에 투자하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가지고 있는 위험 자산을 헐값에 매도하는 것은 더 싼 가격을 기다리다 순간적인 상승세를 놓치는 아픔을 겪을 수 있습니다.
비유하자면 지금 쫄아서 위험자산을 매도하는 것은 축구공을 따라다니는 동네 축구를 하는 것이고, 지금 더 위험자산을 저가에 매수하면서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것은 포메이션을 구축하고 기회를 기다리는 월드컵 축구를 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미래를 알고 있는 진도준이 아닌 이상, (아니 굳이 미래를 알고 있지 않더라도 우리는 10년이상 장기 투자를 지양하는 장기 투자자니까요~) 이러한 경제 위기에 쫄지말고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투자를 이어나갈 때 보람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미국조차 경제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망하면 어떻게 하냐고요?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해 보죠. 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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