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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황 및 이슈

[1월5일] 중국 반도체 굴기 선언 포기 (고래싸움에 새우가 득본다)

by 투자 직딩 2023. 1. 10.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 전망 관련해서 제가 전에 다음 2개의 글을 올린 적이 있었습니다.

[10월9일] 원유 감산 발표로 반도체 감산의 의미도 살펴보자

[10월12일] 미국의 중국 반도체 규제와 그 영향을 살펴보자

미국이 저렇게 미친 듯이 중국 반도체 성장을 규제하려는 이유와 우리나라에 미치는 단기적, 장기적 영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리고 불과 한 달 전만에도 이런 기사들이 많았습니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약 187조원 지원"-로이터 [아주경제]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규제를 비웃듯 "돈이면 다 돼~"라는 아주 자본주의적 자세로 중국의 발도체 굴기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는 보도였죠.

 

이에 미국은 더욱더 미친 듯이 추가 규제에 대한 협박성 기사를 쏟아내게 됩니다.

“美, YMTC 등 30개사 ‘수출 통제’ 추가” 中 반발에도 반도체 규제 강화 [서울경제]

미국 수출규제에 중국 반도체장비 수입 40% 감소 [MBC]

진짜 제대로 된 고래싸움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이제 새우등이 진짜 터지는 것인가...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어제 다음과 같은 기사가 하나 뜹니다.

블룸버그 "중국 코로나19 확산에 재정부담, 반도체 지원 중단 검토" [비즈니스 포스트]

지구가 내일 망해도 나는 오늘 반도체 하나를 더 만들 것만 같았던 중국이 드디어 반도체 지원 정책에 대한 중단을 내비친 것입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일까요? 그래서 그 이유가 무엇이고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일지 살펴보겠습니다.

 

1. 최소한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중단하자는 신호

중국이 지난 2015년에 반도체 굴기를 선언한 이후 지금까지 매년 수백조에 달하는 천문학적인 돈을 반도체 기업에 지원해 왔습니다. 이것이 가능했었던 이유는 최근 중국 경제가 그만큼 매우 호황기였다는 것입니다.

중국은 1950년~1960년대에 마오쩌둥의 농촌 산업화 전략에 실패하며 1959년~1961년에 무려 약 4천만명에 달하는 사람이 굶어 죽는 대참사를 겪게 됩니다. 거기에 이에 저항하는 정치세력을 숙청하기 위한 '문화 대혁명'까지 일으키면서 사회전체가 극심한 혼란기를 겪게 됩니다.

보시는 그래프처럼 1980년까지 중국의 경제성장은 바닥을 박박 긁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영국은 왜 저런지...)

드디어 1976년 마오쩌둥이 죽고 덩샤오핑이 집권하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흑묘백묘' 주장을 하면서 개혁개방이 1980년부터 본격화됩니다. 보시면 1980년대부터 눈에 띄게 그래프가 올라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1년 세계무역기구에 가입까지 하면서 관세와 무역 장벽이 낮아지면서 이제 중국산 제품은 전 세계에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가게 되었고, 저렴한 인건비와 낮은 기업규제를 활용하기 위해 "세계의 공장"으로 완전히 자리를 잡게 됩니다.

역시 2000년 이후 더 가파르게 성장했던 것을 그래프로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승승장구하던 중국이 결국 국뽕에 취하면서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선을 넘는 발언을 이어가게 됩니다.

출처 : 월간중앙 / 뉴시스

[글로벌 포커스] 미국의 민주주의 연대에 맞서는 시진핑의 외교정책 [월간중앙]

"우크라서 수세 몰린 러시아 중국 지원 중시" CNN

6년 만에 사우디 방문한 시진핑 中 국가주석… 중-아랍 정상회담 예정 [동아일보]

경제력이 받쳐주니 세계 패권을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던 것일까요?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결국 미국에 큰 위협을 느끼게 하였고, 결국 스스로 엄청난 경제 제재를 자초한 꼴이 되고 말았습니다.

미국의 대중국 무역추이 (단위: 억달러) 출처: KITA

특히 미국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강력한 규제를 시작한 2021년부터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큰 폭으로 감소하였습니다. 물론 이것은 중국 내부적인 코로나19 봉쇄정책으로 생산 및 물류에 차질을 빚은 영향도 있으나 최근 3,6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 물품에 최대 25%에 이르는 추가 관세를 부과한 '301조 조치'에 의한 영향이 컸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앞으로 중국 전략 품목에 대한 미국의 수출입 금지에 대한 영향도 점점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중국의 대미 수출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며, 세계 1위 소비시장인 미국 없이 경제성장을 만들어 내야 하는 어려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결국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중단하자는 탈출 계획의 일환으로 내가 먼저 총을 내려놓는다는 제스처로 '첨단 반도체 굴기 중단'을 흘리면서 반응을 보는 것입니다.

 

2. 반도체 굴기보다 더 급한 국내 사정에 대한 반증

중국의 빠른 경제 발전 속도와 그간 벌어들인 국부를 보자면 좀 더 미국과 대치 국면을 연출하면서 러시아와 사우디, 인도 등 미국에 휘둘리지 않는 국가들의 수장으로 연합세력을 추진해 볼 만도 합니다.

하지만 예상외로 중국의 국내 사정이 너무 빠른 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것이 분명합니다.

그중 가장 큰 것이 '부동산 시장의 붕괴'에 있다고 생각됩니다.

[뉴스외전 포커스] "중국 부동산위기, 자본주의였다면 '국가부도' 상황 될 듯" - MBC

 

[뉴스외전 포커스] "중국 부동산위기, 자본주의였다면 '국가부도' 상황 될 듯"

출연: 박한진 중국경제관측연구소장 "중국 경제에서 부동산 시장의 비중 약 30%" "부동산 시장 악화에 지방정부 재정난 심화" "30~70%까지 땅 팔아 재정 충당했었음" "강달러...

imnews.imbc.com

믿기지는 않지만 22년 12월  기준 미분양 주택이 3000만 채에 달하고, 돈이 없어 마저 짓지 못하거나 계약자가 잔금을 치르지 못해 빈집으로 남아 있는 주택이 1억 채에 달한다고 하니... 과거 미국의 리만 브라더스 사태에 못지않은 엄청난 부동산 위기를 중국 정부가 막고 있는 상태입니다.

여기에 누가 생각해도 말도 안 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이라는 괴상한 도시 봉쇄를 서슴없이 저지르면서 중국이라는 국가 신뢰도를 바닥으로 떨어뜨린 것은 물론이고, 중국 경제를 뒷받침해 줘야 할 중국 내수시장까지 침체되면서 이로 인해 발생되는 각종 세금이 마르면서 국고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게 된 것이죠.

원래 국가는 활성화된 내수시장과 활발한 거래행위를 통해 직접세보다 더 큰 각종 부가세와 간접세, 거래세를 통해 많은 세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내수시장이 죽어버리면 국가 예산에 펑크가 나기 시작하는 것이죠. 

당장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되면, 10년 20년을 내다보면서 적금을 들 수 있는 여유는 사라지죠. 있는 적금도 깨서 당장의 위기를 넘겨야 할 테니까요.

 

그렇다면 이러한 중국의 반도체 굴기 포기 선언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요.

네, 당연한 이야기지만 디스플레이와 2차전지 산업과 같은 중국의 위험이 10년 이상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中 추격에 진퇴양난 K디스플레이… 세계 1위 내주고 철옹성 OLED도 흔들 - 조선일보

LFP 앞세운 中 배터리 돌풍…BYD, LG엔솔 눌렀다 - ZDNET

중국은 정말 대단한 국가임에는 분명합니다. 풍부한 자원, 엄청난 내수시장,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공산당 독재, 그 공산당을 전적으로 따르는 엄청난 수의 국민...

정말 마음만 먹으면 못할 것이 없을 것만 같은 국가가 되었고, 결국 미국조차 지금 누르지 못하면 더 이상 어떻게 해 볼 수 없다는 판단을 하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그런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우리나라에게는 정말 엄청난 위협이었습니다.

그런데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고래가 맞붙으면서 그 사이에 꽉 끼어서 등이 터지는 새우 모양이었던 우리나라는 미국이 승리하면서 오히려 개이득을 보게 된 것입니다.

이전에 올렸던 글에서 언급했듯이 지금 미국이 중국을 막지 않았다면, 중국이 사람을 빼오든, 기술을 빼오든 무슨 짓을 하던지 우리나라를 앞지르는 것은 정말 시간문제였을 것입니다.

물론 아무리 중국이라도 하루아침에 우리나라의 기술력을 뛰어넘지는 못하겠지만 품질은 좀 떨어져도 가격이 반값인 메모리 반도체를 쏟아낸다면 결국 시장은 여기에 반응할 것이며,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됐을 것입니다.

이러한 위기를 물론 우리나라를 위해서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미국이 나서서 막아주게 되면서 우리는 큰 득을 얻게 된 것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정말 반도체 굴기를 포기한 것일까요?

'반도체 굴기는 지금부터'…중국 반도체 경쟁력 어디까지 왔나 - 디일렉

[아침을 열며] 반도체 세계대전은 국운이 걸린 문제 - 영남일보

아닙니다. 중국은 현재 대외 수출 시장의 축소와 내부 위기의 증대로 일시적으로 포기 선언을 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만일 대내외적인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중국은 반드시 다시 반도체 굴기를 시도할 것이 분명합니다.

물론 예전처럼 요란하고 시끄럽게 진행하지 않고 아주 교묘하고 은밀하게 미국 제재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해 가면서 더욱 치밀하게 시도할 것입니다.

중국은 러시아를 보면서 더욱 절실하게 느꼈을 것입니다. 현대 국가의 방위력은 인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최첨단 무기체계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을 말입니다. 서방의 적극적인 현대 무기에 러시아 군대는 무기력하게 무너졌습니다.

물론 우크라이나의 결사항전을 펼친 우수한 군인들이 바탕이 되었지만, 만일 최첨단 무기 체계를 서방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했다면 정신력 만으로는 버티지 못했을 것입니다.

이러한 최첨단 무기는 점점 지능화되며, 그만큼 더 정밀하고 뛰어난 반도체가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 정확히는 그런 반도체를 만들 수 있는 제조 역량이 필요한 것입니다.

중국이 그냥 내버려 둬도 아무 상관없는 대만을 무력을 사용해서라도 반드시 통일할 것이라는 이유가 TSMC의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술과 공장을 원해서라는 것은 누구나 동의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역으로 섣불리 대만을 공격하지 못하는 이유도 TSMC의 소중한 반도체 생산 공장이 파괴될지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도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일 것입니다.

 

우리나라에게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바로 중국이 아무리 노력해도 따라올 수 없을 정도의 기술격차와 생산 수단을 고도화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 것입니다.

만일 국력을 모아서 이러한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지 못한다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그리 밝지 못할 것입니다.

반도체는 삼성, 하이닉스 같은 대기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도체가 생산되는 과정에서 많은 중소기업의 설비와 기술이 적용됩니다. 우리나라는 이러한 반도체 산업에 속하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 발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사실 TSMC를 중심으로 한 반도체 산업은 대만 GDP의 15%이상을 담당하는 국가적인 기업과 다름이 없으며, 정치인은 물론 국민들까지 TSMC라는 기업에 적극적인 도움을 주는데 아낌이 없습니다.

우리나라도 정부는 물론 국민들이 힘을 모아 반도체 산업이 크게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물론 이를 통해 그 성과를 온 국민이 함께 나눌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럼 이것으로 간단히 중국의 반도체 굴기 포기 선언에 대해서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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